집에서 컴퓨터를 쓰는 일은 크게 인터넷 서핑, 게임, 사진관리(라이트룸), 프로그래밍 정도 입니다. 게임이라고 해봤자 저사양 수준에서도 잘 돌아가는 게임인지라 부족함은 그다지 못느꼈기에 컴퓨터 업그레이드가 굳이 필요가 없죠. 그런데, DSLR을 들고 사진생활을 시작하면서 쓰게 된 Lightroom 이라는 프로그램이 발목을 잡더군요.

기존의 제 컴퓨터 사양은 이러합니다.
CPU : AMD x64 4800+  dual core
RAM : DDR2 4GB RAM
HDD : 2 TB
VGA : Radeon HD 3850

라이트룸 프로그램을 쓸 때, 사진의 품질을 확인하기 위해서 확대하면 랜더링을 합니다. 1개의 RAW 파일은 대략 22MB 이상이 되는데, 위 컴퓨터 사양 기준으로 1개당 대략 18~19초 가량이 걸리더군요. 사진 한번 찍으면 50~100 장 정도는 쉽게 찍는데 그걸 일일이 확인하려면 어마어마한 시간이 소모됩니다.

CPU만 교체하기로 마음먹은 이유

랜더링은 그래픽카드보다는 CPU 능력과 RAM 용량의 영향이 큰 것인데, RAM은 충분했지만 CPU 점유율이 90% 이상으로 올라가더군요. 그래서 CPU 업그레이드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가진 위 사양의 CPU는 AM2 소켓이고, 요즘 주로 쓰이는 소켓은 AM3 소켓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메인보드가 바뀌어야 하고, RAM도 DDR2에서 DDR3로 바꾸어야 하죠. 한마디로 컴퓨터 본체를 거의 통째로 바꾸어야 합니다. 대략 40~50만원 정도가 들겠더군요.

다행히도 AMD의 AM2, AM2+, AM3는 소켓모양이 동일해서 물리적으로는 CPU 장착이 가능합니다. 마침 제가 가진 ASUS 메인보드는 BIOS 펌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 AM3 CPU 일부까지 지원가능하다고 하더니, 몇달전쯤에 비록 베타버전이지만 BIOS 업그레이드 버전이 올라왔더군요. BIOS는 컴퓨터 메인보드에 연결된 장치들을 제어하는 작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무튼 그래서 BIOS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한 후, CPU만 교체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메인보드가 CPU를 지원한다하더라도 컴퓨터 내부에서 데이터를 주고 받는 BUS 속도 등의 한계 때문에 모두 교체해주는게 제 성능을 발휘하는 길입니다. 그러나 랜더링의 경우에는 데이터의 전송량은 크지 않고, CPU의 연산능력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별 문제가 안될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게다가 취미로 하는 사진정리를 위해서 40~50만원을 투자하는 것은 금전적 여유 여부를 떠나서 불필요한 소비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에 더욱 생각이 기울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구입한 CPU는 AMD II Athlon x4 640 입니다. 쿼드코어이고 처리속도는 3GHz 이며, L3 캐쉬메모리가 없는 대신 25% 정도 가격이 저렴한 CPU 입니다. L3 캐쉬가 있으면 더 빠르긴 하겠지만, 비싼만큼의 활용은 전혀 못할 것 같더군요. 가끔 하는 3D 게임할때 10% 정도 향상시키기 위해서 33% 정도 비싼 걸 산다는 점 말이죠. 

드디어 CPU 교체!!

작업하는 것은 무척 간단했습니다. 컴퓨터 본체 뚜껑을 연 다음, CPU 쿨러를 제거하고, CPU를 제거하면 끝!
그리고 반대 순서로 하면 되는데, CPU를 장착한 다음에 Cooler Master 써멀그리스를 발라주었습니다. CPU의 열을 쿨러로 잘 전달되도록 하기 위함인데, 새 쿨러인지라 쿨러밑에 써멀그리스 역할을 해주는 것이 발라져있긴 하지만, 좀 못미더워서 말이죠. 컴퓨터가 오래되었을때 꺼지는 일이 잘 발생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CPU의 발열이 쿨러로 잘 전달되지 못해서 이기도 하거든요.
실제로 써멀그리스 발라주고, 쿨러 청소해줘서 살려준 컴퓨터가 셀 수도 없어요.

CPU 교체전의 부팅화면입니다. ASUS BIOS 5001 버전에는 AM3 쿼드코어를 지원하더군요.

CPU 교체후의 부팅화면입니다. 쿼드코어가 되었죠? ^^

벤치마킹 비교

나름대로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긴 했지만, 그래도 제가 경험이 있는 게 아니다보니 걱정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어느 정도가 나아지는 것인지 수치적으로라도 알고 싶은 생각에 벤치마킹 프로그램을 돌려보았습니다.

업그레이드 전입니다.
제게 가장 중요한 것은 ALU(산술연산장치)와 FPU(부동소수점장치)입니다. 둘다 연산과 직접관련이 있어서 랜더링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ALU와 FPU 2가지를 합해서 35000점 정도가 나왔고, 총점은 96000점 정도가 나왔네요.

CPU를 교체하고 측정해보았습니다.
와~!!! ALU와 FPU는 합계 35000점 정도였던 것이 93000점 정도로 껑충 뛰어올랐군요!!! 2.65배로 증가되었습니다.
총점 또한 96000점 정도에서 170000점 정도로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제가 주로 사용하는 문제의 프로그램, Lightroom을 직접 써보았습니다. CPU 교체전에는 대부분의 사진 랜더링은 19초 정도가 걸렸습니다만, 교체후에는 7.5초 정도가 걸리네요. 역시 ALU와 FPU의 성능이 증가한 비율과 비슷하군요. ㅎㅎ

마치면서...

예전에는 성능만을 생각했는데, 요즘은 소비전력에도 눈이 갑니다. 마찬가지로 CPU 성능또한 '살을 내주고 뼈를 깎는다'라는 표현이 어울릴만큼 약간의 성능저하를 갖는 대신 적지 않은 돈을 아꼈다라는 점에서 잘 한 것 같습니다.
물론 시간이 돈인 경우라면 성능이 우선이죠!! 그러나 집에서 TV 보면서 슬슬하는 작업에는 소비전력 적고, 구입비용은 1/4 정도 밖에 안될 정도로 낮으면서 중상급 정도의 성능이라면 팔방미인이 아닐까 합니다.
Posted by 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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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군 2011.02.24 21: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네요! 당신은 진정한 파워유저!